'지금 우리 학교는', 진화한 한국형 좀비물 '제2의 오겜' 되나

입력 2022-02-02 16:56   수정 2022-02-02 23:40


“한국이 좀비물 이야기에서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영국 가디언) “다른 세상에 있는 듯 현기증 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

한국 좀비가 또 한 번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All of Us are Dead·사진) 이야기다. 이 작품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1위에 올랐고, 나흘째 정상을 유지하며 ‘제2의 오징어 게임’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1위를 차지한 국가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첫날 25개국에서 44개, 46개, 54개국으로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현재 1위 국가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이다. 미국에선 3위에서 2위로, 영국에선 5위에서 2위로 상승했으며 곧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우학은 91개국에서 10위권에 진입해 세계적인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수년간 나온 좀비물 중 최고”
동명 웹툰을 12편으로 영상화한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완벽한 타인’ ‘역린’ 등을 만든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드라마 ‘추노’와 영화 ‘7급 공무원’ 등을 쓴 천성일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출연 배우들은 박지후, 윤찬영 등 대부분 신인들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세계 1위에 오른 건 ‘오징어 게임’ ‘지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오징어 게임은 53일, 지옥은 11일 동안 1위를 지켰다. 지우학은 지옥을 뛰어넘어 오징어 게임에 맞먹는 흥행 기록을 쓸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호평 세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형 좀비의 진화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좀비물에 사극을 결합한 ‘킹덤’에 이어 학교라는 공간을 활용한 좀비물과 청춘물의 접목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지우학은 신선도 지수 최고 100%를 기록했다. 버라이어티는 “복도를 따라 팽팽하게 내달리고, 강당을 가로질러 미친 듯이 질주하는 장면들이 스릴을 선사한다”고 평했다. 미국 연예 매체 ‘BUT WHY THO?’도 “몇 년간 나온 좀비 이야기 중 최고다. 좀비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호평했다.
절반은 인간인 ‘절비’ 캐릭터 참신
지우학에선 입체적이면서 풍성한 스토리 확장 방식이 돋보인다. 처음엔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밀도 있게 그리고, 학생들의 사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10대들이 겪는 좌절과 불안, 풋풋한 사랑과 우정도 담아낸다. 이 감독은 공개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지우학은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사회화되지 않은 학생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다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학교 밖, 도시 밖으로 폭넓게 확장돼 간다. 경찰, 소방관, 군인, 정치인 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의 다양한 이면과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기존 좀비물에선 볼 수 없었던 차별화도 호평을 받는 요소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인물들은 총 대신 대걸레 등 학교 물건들을 활용해 좀비에 맞선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절반은 좀비, 절반은 인간인 ‘절비’라는 새로운 설정도 참신하다. 이를 통해 획일적·기계적 좀비가 아니라 우정을 지키는 인간적인 좀비, 복수를 꿈꾸는 초능력 좀비를 부각시킨다. 하나의 장면을 편집 없이 쭉 이어 촬영하는 ‘원테이크’ 장면이 많아 좀비들의 공격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학교 폭력, 동료 여학생의 신체 촬영 등 가학적이고 잔인하다는 지적도 있다. 분량이 12회에 달하다 보니 다소 늘어지는 점도 아쉽다. 회차를 다소 줄이고 압축했다면 속도감과 박진감이 더해지지 않았을까.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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